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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 등배자(藤背子)와 등토수(藤吐手)
분류 2023년
작성자 학예연구실 염창석
날짜 2023.06.30 (최종수정 : 2023.11.02)
조회수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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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배자藤背子와 등토수藤吐手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는 7, 우리 선조들은 이 무더위를 어떻게 이겨냈을까요? 음력 55일 단오에는 여름이 시작되기 전 무더운 여름을 잘 보내라는 의미로 단오부채를 선물로 주고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대표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은 대나무를 엮어 원통형으로 만들어 끌어안고 잠을 청하는 전통 침구인 죽부인이 있습니다.


죽부인, 1820년

박물관 단오부채 만들기 행사(2023년 5월)

 

 죽부인과 부채 같은 대표적인 여름용 소품 외에 직접 착용하는 옷으로는 모시나 삼베 그리고 사직물처럼 통기성이 좋은 직물로 옷을 만들어 입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여름철 직물로 만든 옷들도 땀이 나면 몸에 달라붙기 때문에 더 시원하고 통기성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했습니다.


임원경제지표지와 섬용지 목차부분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소장


 조선후기의 실학자 서유구徐有榘(1764-1845)가 펴낸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4851, 섬용지贍用志의 기록에는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특별한 옷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등줄기를 엮어서 배자형으로 만들어 여름에 피부에 직접 닿게 입어 옷에 땀이 스며드는 것을 막아준다. 고가의 재료인 말총이나 털을 넣어서 만든 것은 진귀한 것이고, 서민들은 대나무나 담쟁이 풀, 모시 풀로 만든 것을 사용한다.”


등배자 앞면과 ·뒤 펼친 모습, 1900년대 초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옷이 바로 석주선기념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등배자입니다. 배자(조끼)형태로 앞·뒤를 펼치면 한 장이 되는데, 옆구리 아래쪽을 끈으로 앞·뒤를 연결하여 조끼처럼 입도록 하였습니다. 등나무의 줄기 또는 대나무를 얇게 쪼개 엮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등등거리라고도 불립니다. 이 등배자는 주로 모시 적삼 같은 저고리나 속옷 안에 착용하여 피부와 옷 사이의 공간을 만들어 주어 땀을 말려주고 달라붙지 않게 해주는 기능적인 옷입니다. 대부분 남성 노인들이 착용하였으며, 한복을 일상복으로 착용하던 1970년대까지도 일부 착용되었으나, 양장의 발달로 등배자는 자연스럽게 소멸되었습니다.


등배자와 등토수를 착용한 노인과 노점상 모습

출처: https://www.nongmin.com/article/20160614106556


 등배자와 함께 손목에 바람이 통하게 하기 위하여 팔목에 끼워주는 등토수도 함께 소장되어 있습니다. 등나무 줄기를 엮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등토수는 우리가 하나쯤 가지고 있는 쿨토시의 원조격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손목에 토시를 사용하였습니다.


등토수 (왼쪽 1900년대 초, 오른쪽 1880년)


 올 여름, 우리에게도 우리 선조들의 지혜로운 여름나기를 생각하며, 무더위를 건강하게 이겨내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