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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선기념박물관 관람 후기
작성자 패션산업디자인과 허지우
날짜 2024.04.13
조회수 34

전시회장을 쭉 둘러보며 인상 깊은 디자인들이 매우 많았고 태어나기 이전 시대의 옷은 어떻게 디자인되었는지 알 수 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첫 번째 전시관에서 볼 수 있었던 한복의 변화 양상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패션 흐름과 유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한복도 시기별로 여성의 저고리의 디자인이 다른데, 이는 각 시기의 유행에 따라 저고리의 총장이 길어졌다가 짧아지는 것이었습니다. 그중 가장 짧은 기장의 저고리를 보며 요즘 여성들이 많이 입는 볼레로나 상의가 짧아지는 트렌드를 연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 중세 시대 유럽에 등장하던 엉덩이를 부풀리는 스타일이 한국의 한복에서 먼저 등장한 것이 신기했고, 이를 보며 각 나라 간의 교류가 없더라도 당시 깨어있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스타일과 패션을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한 땀 한 땀 수 놓아진 아름다운 문양을 보며 지금처럼 기계나 공장이 없었을 시절에 만들어진 정교하고 복잡한 패턴들을 만들었던 우리 선조들의 옷을 만드는 열정과 정성에 대해 존경심을 느꼈습니다.



 두 번째 전시관은 이리자 한복 전시회였는데, 전시장의 입구 바닥에 이리자 선생님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인 A라인을 살려 사선으로 디자인하셨다는 작은 재미 포인트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안쪽에서는 이리자 선생님의 전체적인 일대기나 업적, 디자인하신 한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된 한복을 둘러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한복에 리버시블을 도입해 냈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에 리버시블이라는 개념을 넣는다는 발상을 하신 것이 대단했고, 아무래도 한복의 색채가 원색적이다 보니 평소에 입기에는 부담스러운 감이 있는데, 목 부분의 깃을 없애고, 앞뒤 바꿔서 입을 수 있다는 기능적인 특징을 넣음으로써 한복을 보편적으로 만들려고 시도한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 타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하얀 한복 위에 검은 먹과 같은 것으로 그림, 한글 등을 넣으신 것을 보며 색감이 많고, 패턴이 화려하다고 한복의 미가 돋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셨습니다. 이를 통해 당연한 걸 당연하게 만들기 위해 큰 노력을 해오신 선생님의 의지가 느껴졌고, 이를 본받아 열의와 열정을 가지고 나도 누군가에게 영감이 될 수 있는 존재가 되자는 마음가짐을 지닐 수 있었습니다.


 미술관을 오며 가며 항상 보던 석주선기념박물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들으니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전시관을 쭉 둘러보며 한복의 양상과 어떤 디자인이 있는지, 거기에 어떤 장신구나 모자를 곁들였는지,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한복들은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이는 그저 전통문화라고 여겼던 한복을 다른 시점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석주선기념박물관에 관심을 갖고 종종 들어가 전시를 관람하며 우리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