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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 기와 장인(匠人)의 자화상(自畵像) 얼굴무늬 기와
분류 2023년
작성자 학예연구실 염창석
날짜 2023.03.31 (최종수정 : 2023.11.02)
조회수 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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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무늬 기와는 평기와(암키와)의 배면(背面)에 사람의 얼굴을 음각(陰刻)한 기와편입니다.

내면에는 포목흔(布木痕), 측면에는 안쪽에서 그은 분할흔(分割痕)이 확인되어 제작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얼굴무늬 기와


 기와에 예리한 도구를 이용하여 새겨진 얼굴은 눈웃음을 짓고 있으며,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웃는 모습으로 과하지 않은 매우 선하고 친근한 모습입니다.




얼굴무늬 기와(내면)


 현재 모습으로 보아 기와를 기와 성형틀(瓦桶)에서 떼어낸 다음 가마에서 소성하기 전에 기와 표면을 물손질하여 문양을 지우고 얼굴을 새긴 것으로 보입니다다.




얼굴무늬기와 제작 순서

기와 성형-성형틀 제거-분할-건조-물손질-얼굴 새김-가마 소성

얼굴무늬 기와 세부


얼굴을 새기기 전에 물손질하였는데제작과정에서 타날판으로 두르려 새겨진 무늬가 희미하게 확인됩니다.




기와 장인의 자화상(自畵像)?


 이 기와는 당시 기와를 만들었던 장인(匠人)의 단순한 장난으로 새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고려시대 불사(佛寺) 공역(工役)에 참여한 와장(瓦匠)의 심리와 종교적 신념을 추측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삼국시대에 전래된 불교는 고려시대에 이르러 완전한 국가 종교가 되었습니다. 고려는 국가이념이나 국가 정책의 기본 방침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근간으로 하는 국시(國是)를 채택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고려는 불교국가로서 왕실과 귀족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불교를 믿고 숭상하였습니다.

이러한 사회풍토에서 사찰 공역에 참여한 기와 장인은 불교의 극락왕생을 이룰 수 있다는 종교적 믿음에서 이와 같은 얼굴을 새기진 않았을까? 더욱 부처님 계신 법당의 지붕이라는 상징성에서 불국토에서 부처님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부처님과 함께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본 것은 아닐까?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

신라시대

국립경주박물관 소장(보물 제2010)

얼굴무늬 수키와

양양 진전사터, 고려시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A1719)




얼굴무늬() 마룻기와(망새)

포항 해봉사, 조선시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A1046)

얼굴무늬() 마룻기와(망새)

포항 해봉사, 조선시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A1047)




영월 흥교사

 기와가 출토된 흥교사터(興敎寺址)는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흥월리의 태화산(太華山) 남록에 위치하는데, 김부식(金富軾, 1075 ~ 1151)이 쓴 [삼국사기(三國史記)] 비롯한 역사서에 따르면, 후고구려[태봉]를 건국한 궁예(弓裔, ? ~ 918.6)가 머리를 깎고 출가하여 스스로를 선종(善宗)이라 한 곳인 세달사(世達寺)가 바로 흥교사입니다. 일연(一然, 1206~1289)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세규사(世逵寺)라 하였는데, 이는 세달사의 잘못된 표기[誤記]이며, 이보다 앞서 균여(均如, 923~973)의 [십구장원통기(十句章圓通記)]와 대각국사(大覺國師) 의천(義天, 1055 ~ 1101)의 기록을 통해서도 세달사와 흥교사가 같은 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지도(동여비고)에 보이는 태화산 흥교사

(출처: 문화재청, 2004, [蒼嶺寺])


 196744일 단국대학교 박물관 정영호(鄭永鎬, 1934.11.3.~2017.4.7) 관장을 비롯하여 진홍섭(秦弘燮, 1918.3.8 ~ 2010.11.6.) 교수와 최순우(崔淳雨, 1916 ~ 1984) 선생은 신라오악종합학술조사(新羅五嶽綜合學術調査)의 태백산지구(太白山地區) 5차 조사에서 폐허가 된 흥교사터를 처음 조사하였습니다. 이때, 법당(法堂), 계단석, 석축, 비전(碑殿)터 등의 유구(遺構)를 비롯하여 석탑재, 사각형 전돌[方形塼], 와당(瓦當) 등의 유물(遺物)을 확인하였습니다. 최근 여러 차례 실시된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 후기에 창건되어 조선시대까지 법맥(法脈)이 이어진 사찰임이 밝혀졌습니다.




참고문헌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 2009, 박물관 신축 개관 전시 도록

考古美術同人會, 1967.4, 新羅五岳太白山地區調査考古美術 通卷 第81

문화재청, 2004, 蒼嶺寺

영월군중부고고연구소, 2015, 寧越 興敎寺址

鄭永鎬, 1969.12,新羅 獅子山 興寧寺址 硏究白山學報7, 白山學會.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 사진은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국립경주박물관 소장품 人面文圓瓦當을 이용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