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위가 시작되는 6월입니다. 석주선기념박물관 ‘이달의 유물’에서는 조선시대 궁중에서 여인들이 여름이 되면 착용하는 당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당의는 조선시대 여성 소례복의 대표적인 옷으로 궁중과 사대부가 여성들의 위계와 품격, 그리고 예법을 상징하는 복식입니다. 저고리 위에 덧입는 옷으로, 기본 구조는 저고리와 유사하나, 세 자락이 길고 양옆의 곡선과 트임이 있는 것이 특징이며, 격식을 갖춘 외출복 또는 예복으로 착용되었습니다. 궁중에서는 예식이나 문안 인사 시, 명절의 예복으로 민간에서는 궁에 입궐할 때나 혼례복 등으로 착용하였고, 신분에 따라 장식 등에서 차이를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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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온공주의 금박 당의 1837년 | 덕온공주 혼례 시 항아(궁녀)당의 1837년 |
 순정효황후와 궁녀들의 모습(당의 장식의 차이를 확인해 볼 수 있다.) |
당의의 유래에는 여러 견해가 있으나, 현재까지 가장 설득력 있는 기원은 조선 전기 장저고리의 형태에서 점차 변화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150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의 여성의 긴 저고리와 당의의 유물들을 연대별로 변화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옆트임 구조와 좌임으로 여미는 방식에서 당의와 동일한 구조를 보이며, 크기와 품만 다를 뿐 기본 형식은 동일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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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금당저고리 1500년대 | 광해군비 당의 1600년대 | 당의 1700년대 | 당의 1900년대 |
조선시대 문헌에 기록된 당의의 명칭은 ‘저고리’, ‘당저고리’, ‘당고의’, ‘당의복’, ‘당한삼’, ‘당의’ 등 다양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왕비, 세자빈은 ‘당고의’, 군부인, 옹주는 ‘당저고리’ 등 이처럼 같은 옷이라도 신분에 따라 불리는 명칭이 달랐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의의 기본 색상은 겉감은 녹색, 안감은 홍색을 사용하였으며, 한 겹으로 만들 때는 녹색계열의 옷감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외 동지 명절에는 팥죽색의 자주색으로 당의를 만들어 입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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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당의(1800년대) | 홑당의(1900년대) | 동지날 착용한 자적당의 (1836년) |
곧 다가오는 여름철, 조선시대의 여인들은 어떤 당의를 착용하고 더위를 이겨냈을까요? 조선시대 궁중 비빈(妃嬪)들의 사계절 의복을 기록해 둔 『사절복색자장요람』에서 보면, 여름을 앞둔 4월에 진상된 의복이거나 여름철인 5~8월에 착용되는 의복으로 바람이 잘 통하는 얇은 옷감(사직물, 광사)로 만든 당한삼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월 단오 초록광사 깍근 당한삼․ 사웃치마․ 옥치환…… 오월 초십일 백광사 당한삼…" (『사절복색자장요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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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절복색자장요람』, 숙명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 |
특히 더운 여름을 맞기 전의 계절, 일년 중에서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인 한국의 명절 단오(端午)에 “깍은 당한삼”이라고 불리는 당의를 착용해주는데, '깍은 당한삼'과 일반당의와의 차이점은 아랫면의 뾰족한 양쪽 모서리가 바깥으로 뻗어진 곡선형이 아닌 두 귀가 안쪽으로 말아 들어가 둥글게 모양을 내는 형태로 일반당의와 다른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깍은”이라는 용어는 ‘솔기(또는 시접)가 깎은 듯이 가늘다’라는 의미의 “깍기(또는 깎기)”로 얇게 말아준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러한 명칭의 당의와 관련된 유물이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박물관특별전 ‘당의랩소디“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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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박 당의, 1837년 | 깍은 당한삼, 1800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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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당의의 아랫면, 1837년 | 깍은 당한삼의 아랫면, 1800년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