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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 결화온혜(結花溫鞋)와 피초혜(皮草鞋)
분류 2023년
작성자 학예연구실 염창석
날짜 2023.08.31 (최종수정 : 2023.11.02)
조회수 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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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판 찜통더위와 가을은 맞이하는 시원한 비가 번갈아 찾아오는 9월입니다. 이달의 유물에서는 조선시대 멋쟁이 여인들이 신었던 플랫슈즈와 샌들인 전통신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전통신 중 신목(발등부터 발목까지)없는 신발을 혜()라고 부릅니다. 가죽, 고급 비단 등을 사용하여 만들며, 신발의 재료와 장식에 따라서 흑피혜(黑皮鞋) · 녹피혜(鹿皮鞋) · 투혜(套鞋) · 삽혜(靸鞋) · 운혜(雲鞋) · 온혜(溫鞋) · 당혜(唐鞋) · 태사혜(太史鞋) · 흑혜(黑鞋), 초혜(草鞋) 등으로 분류가 됩니다. 이런 고급재료를 사용한 신발[]들은 남녀노소 양반을 비롯한 상류층에서 일상적으로 신었으며, 서민들은 혼례 때에 신을 수 있었습니다.


흑혜(黑鞋), 1800년대


운혜(雲鞋), 1900년대


태사혜(太史鞋), 1900년대


당혜(唐鞋), 1900년대

 

 여러 디자인의 신발[] 중에서 현대 스타일에 견주어도 될 만한 신발이 있습니다. 2004년 대전광역시 이사동에서 출토된 신발 두 점으로, 안악군수(安岳郡守)를 지낸 송세훈(宋世勛:1479~1552)의 부인인 강릉김씨(江陵金氏:1520년 사망 추정)의 관 속 발아래에 놓여 있던 가죽 신입니다. 이 신발들은 가죽과 고급직물을 사용하여 만든 것으로 앞코를 화려하게 장식하였습니다. 현대에 유행하는 플랫슈즈와 샌들과 같은 스타일의 신발을 우리조상들은 이미 500여 년 전부터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결화온혜(結花溫鞋), 1520년대


피초혜(皮草鞋), 1520년대


 플랫슈즈 또는 고무신과 유사한 형태의 이 신발은 신코 부분에 매화(梅花)를 장식하였는데, 꽃 안쪽에 금전지가 조금 남아있습니다. 겉감은 진한 청색의 비단, 안쪽과 바닥은 가죽으로 만들고, 매화장식은 왼쪽으로 꼬아준 비단실[絹絲]로 엮었습니다.

 이 신코에 꽃을 맺어 장식한 신을 조선 후기 왕실에서는 결화온혜(結花溫鞋)’라 불렀으며, 중궁전과 빈궁의 탄일과 정조(正朝, 설날), 중삼(삼짓날), 추석 같은 절일(節日)흑웅피결화온혜(黑熊皮結花溫鞋)’, ‘흑당피결화온혜(黑唐皮結花溫鞋)’를 올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결화온혜 신코 장식 부분

 

복원도(by 황진영)


 현대의 샌들과도 같고 짚신처럼 뒤가 트여있는 이 신발은 짚신과 비교했을 때 구조는 거의 동일지만 가죽으로 만든 신발로 피초혜(皮草鞋)’라고 합니다. 겉은 연화문단으로 감싸주고 끈과 안감, 밑바닥을 가죽으로 만들었습니다. 신코 중앙에는 홍색 겹 가죽 사이에 금전지를 넣어 만든 제비부리 모양으로 장식하였고, 그 옆(엄지총)으로 2줄의 가죽선 사이에 금선단 옷감을 한 줄 끼워 화려하게 장식해 주었습니다.


피초혜 신코 장식 부분


옆선(가죽끈) 장식 부분


복원품(by 한광순)


 문헌기록을 살펴보면, 조선 초기에는 남녀의 피초혜 착용을 금지했을 정도로 피초혜가 대중적으로 착용되었으나, 조선 후기에 이르러 주로 왕실 여성들이 삼짓날이나 단오와 같이 따듯한 날에 백당피초혜(白唐皮草鞋)를 신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계급에 따라 의복 제도가 모두 등급이 있어서 뚜렷한 형식이 갖추어졌는데, 다만 신발에 대한 제도가 아직껏 상세히 제정되지 아니하여, ·······

남녀간에 피초혜(皮草鞋)를 모두 금지하게 하소서

-조선왕조실록세종 8(1426) 126, 12(1430) 515일 기록-


 특히 결화온혜는 대비전(大妃殿)에는 진상하지 않았으며, 육전조례(六典條例)(1867) 공전상의원 조에도 자전(신정왕후)의 온혜에는 결화가 없다[溫鞋結花無]’라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꽃장식은 남편이 있는 부인만이 신을 수 있는 특별한 장식으로 추정되는 신발입니다. 결화온혜가 왕실 여성의 기록에만 있는 것으로 볼 때 최상류층 신분을 짐작할 수 있으며, 디테일한 부분까지 아름답게 표현한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의 강릉김씨 묘 출토 결화온혜와 피초혜는 조선시대 가장 오래된 신발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유물입니다.